읍천 주상절리는 특이한 모습의 부채꼴 주상절리를 제일로 꼽는다
그러나 부채꼴 주상절리 있는 곳에서 남쪽으로1km쯤에 떨어진 장소의 것이
본연의 모습을 더 잘 보여주는 아름다운 주상절리로 본다.
저 모양이 쓰다가 닳고 부러진 크레파스를 닮아서
유년 시절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60년대 내 기억으로는 둥근 크레용이 먼저 나왔었고
육각 크레파스가 크레용 후속으로 문방구에 진열되었다.
12색,24색,36색,48색까지 나온 걸로 기억되는데
부자집 애들이 24색을 썼고 보통은 12색을 썼던 거 같다.
보통도 안 되는 애들이 더 많던 시절이라
미술 시간만 되면 온갖 괄세를 무릅쓰고 짝꿍 것을 빌어쓰던 일이 허다했다.
완성된 그림에는 빈부의 차이가 뚜렷이 드러나곤했는데
잘 그리고 못 그리고를 떠나
부잣집 아이들의 그림에는 일단 빈틈없이 색칠이 되어있었고
부모 잘못 만난 찌질이들의 그림에는
그 나름의 등급에 따라 색칠 완성률이 70% 50% 30%..
경우에 따라서는 크레파스 맛도 보지 못하고 밑그림만 그려서 제출하는 애들도 있었다.
짝꿍도 찌질이면 둘 다 뻘쭘하게 남의 작품활동의 겔러리로 남아있기도...
색칠을 대충 해놓고 지우개로 문질러 색을 펴는 특수기법(?)이 전수되기도 했다.
닳고 닳은 크레파스를 감싸고 있던 마지막 종이선까지 까서
콩알만 해질 때까지 썼다.
김칫국물 묻은 책보 속에
동강 난 크레파스가 달그락 거리던...
이따금씩 꿈에 나타나기도 하는데 절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절이다.
똥꾸녕이 찢어져 본 적은 없었지만
너나없이 가난과 엄청 친했던..
우쒸~!! 주상절리 구경하고 오늘 종일 우울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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