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고향 마을 뒷산에서 보고 오랜 세월 동안 만나지 못했던 그 풀.
멱쇠채란 이름도 풀꽃에 관심을 가진 이후 알았던 이름이었고
그 시절엔 무릇을 "울미"라 했고, 이것은 "불미"라고 불렀던 거 같다.
당시에는 땔감 조달로 인해 나무 없는 민둥산이 많았는데
덕분에 일조량이 풍부해서 봄이면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났다.
마을 뒷산 공동묘지에는 유난히 멱쇠채와 할미꽃,솜양지꽃,민들레
그리고 개억새 군락 사이로 삐죽삐죽 솟아있던 뻐꾹채가 유난히 많았었다.
산에는 나무하러 가는 곳이고, 소멕이러 가는 곳이다 보니
실생활에 필요 없는 풀, 나무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을뿐더러 관심 밖이었는데
오직 그 시절 관심을 끌었던 것이 짠다구(솜양지꽃 뿌리)와 찔레순(찔레나무 새순 줄기)
참꽃이라 부르던 진달래 꽃잎, 그리고 불미순(멱쇠채 꽃줄기).
꽃대가 쑥 올라올 때 줄기를 잘라 씹으면
아삭하고 달짝지근하던 그 맛.
아직도 잊히지 않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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