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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by 삼매* 2014. 12. 8.

 

 

 

 

 

 

 

 

 

 

서울에서 친구 둘이 내려왔다. KTX타고

서울 셋,인천 하나,서산 하나,부산 하나..

그렇게 울산에서 얼굴 한 번 보자며 날을 잡았는데

문래동에 사는 주원이는 철재 사업하는 놈인데 도저히 일정을 못빼겠다며 엄살이었고

부산에서 세탁업을 하는 태락이는 저녁 늦게라도 오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갑작스런 일이 생겨서  또 못오고..

장승백이에서 모터 가게를 하는 두 살 연상의 조카 영웅씨는 고향 영천에서 모친 생신과 겹치는 일정이지만

엥간하면 들르도록 노력하겠다  했는데 노력하지 않았다.

소위 노가다를 하는 서산의 규달이는 이 달 중순쯤 아들 녀석이 포항 해병대 입소식이 있는데

두 번 내려 올 형편이 못되니 그 때 오면 들르겠단다.

인천에서 택시업을 하는 용락이와 종로에서 패션디자인을 하는 기진이가 함께 내려왔다.

 

토요일 모여~!! 하면 하나 열외 없이 만사 제끼고  토끼 눈알로 점백짜리 고스톱에 매달리던 그 시절이 그립다.

 

세월이 흐른뒤엔 추억을 먹고 산다 했던가

끽해야 밥 먹고 노래방 가서 술한 잔 함시롱 나훈아,배호가 불렀던 뭐뭐.. 그런 노래들 찢어지게 부르고

불콰해진 상태로 집에 돌아와서는 참석하지 않은 놈들 먼저 씹고

정치 이야기,야구이야기,군대이야기,축구이야기,군대서 축구했던 이야기

시골에서 밤늦게 놀다가 쇠죽 끓이는 가마솥을 대충 씻고 라면을 끓였는데 여물이 드문드문 섞였더라는 이야기

내가 살던 하월곡동 반지하방에서 점백짜리 고스톱을 치다가 밤참을 먹는데 김치 조달 을 자처하고 나선 기진이가

마당에 묻어뒀던 쥔집 김치독에서 맨손으로 김치를 한 포기 꺼내들고 토꼈는데

 김치 국물이 내 방 앞까지 흐른 흔적을 모르고 잠을 자다 들킨 이야기..등등..

뭐가 그리 좋은 지 시종일관 낄낄거리며 새벽 네 시까지 보낸 밤이 짧기만 했다.

 

서너 시간 눈 붙이고 일어나 인근 국밥집에 들러  해장하고 대왕암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친구야

이젠 세월이 워낙 빨라서  건강한 내 다리로 세상을 즐길 날이 그다지 길게 남지 않았다.

어느 놈이 먼저 갈 지도 모르는 순번없는 시간이 임박했다는 기다.

엥간하면 만사 제껴두고 서로에게  얼굴 한 번씩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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