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년대 경기가 좋을 때는
강아지도 지폐를 물고 다녔다는 탄광촌 철암.
지금은 스산한 유령도시로 변했다.
게다가 겨울 찬바람까지 불어서 더욱 을씨년스럽다.
철암을 처음 방문 했을때가 20년 전 쯤.
기억에는 자가용을 처음 구입했을 때였던거 같은데
아내가 가장 먼저 가고싶은 곳이 이 곳이라했다.
철암 삼방동.
탄광에서 계곡 건너 맞은편에 비탈산을 깎아 지은 양철지붕 판자촌이 게딱지처럼 이마를 맞대고 서 있었고
광산이 폐업되고도 마지막까지 떠나지 못한 주민들의 찌든 삶이 구석구석 배어 있었다.
60년대 장인께서 이곳에서 7년간 광부일을 하셨다.
아내가 국민학교 3학년때 이곳을 떠나 예천으로 이사 했다는데
이후 한 번도 찾지 못해 몽매에도 그리는 곳이었으니 당연히 가 보고 싶었을게다.
예전에 살던 집과 빨래하던 개울,마을 가운데 물 긷던 우물, 그리고 산을 넘어 학교 가던길을 하나하나 돌아보는데
회상에 젖은 아내가 도대체 자리를 뜨려 하지 않던때가 엊그제 같다.
그간 드문드문 찾아간게 이번이 네 번째
그때 보다 더 많이 달라지고 있었다.
철암역 선탄장에는 찬바람만 휑하니 불고 있었고
개가 돈을 물고(^^)다녔다는 철암시장에는 돈도 개도 사람도 보이지 않는 황폐한 곳이 되었고
아내가 살았다는 판자집도 찾을 수 없을만큼 허물어져 있었다.
북적이는 시장, 왁자하게 웃고 떠들던 함바집. 기계소리 웅장하던 선탄장
석탄 가루로 동네 전체가 새까맣던 시절에서
폐허 위에 공기 맑은 동네로 바뀌었으니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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