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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망태버섯

by 삼매* 2023. 9. 15.

 

 

못 볼 걸 봤다.

 

쉬는 날이라 뭐 좀 보고픈 풀이 있어서 나서던 길에 가게에 들렀다

추석 명절로 인해 들어 온 주문을 준비하느라 

박스를 쌓아 놓고 '물건'을 열심히 담고 있는 마누라 곁에 뻘쭘하게 서 있다가 

 '한 바꾸 돌고 올게' 툭 던지고 나서는데

" 비도 오는데 어디 갈라꼬? 이거나 좀 거들어 주지.."

비 오거나 말거나 땡길때 나서는 거지

부슬부슬 비는 내리고 목표했던 임도를 따라 이것저것 살피며 한참 들어가는데

어?? 안 보던 새 길이 하나 생겼다.

2023년도에 개설한 임도라고 입구 푯말에 쓰여 있다.

새 길이라.. 잠시 망서리다가 270도를 꺾어 진입을 시도

새 길에는 절개지에 풀을 심느라 외래종이 섞여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혹시나 하고 들어섰는데

개뿔.. 1km가량 들어갔는데도 별로 볼만한 게 보이지 않길래  돌아 나오려고 회차를 결정

차를 돌리면서에도 가자미 눈으로 주위를 살피다가  아차~ 앞대가리가 쑥 빠지고 말았다

가만히 들여다 보니 자력으로 나올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견인차를 불러 놓고 우산을 꺼내 쓰고 주변을 돌아보는데

회차 하던 곳에서  불과 50미터쯤 떨어진 곳에 노란 무더기가 눈에 확 들어온다

여태까지 한 개씩 세 번 밖에 보지 못했던 노랑망태버섯이

임도 개설로 베어서 파쇄 시킨 폐목재 무더기 위에 여러 개체가 솟아 있다. 에라헤 디여~♪

냅다 뛰어 내려가는데 발이 푹 빠지면서 슬리퍼 끈이 홀라당 끊어져 버린다  ㅡ.,ㅡ;;

맨발로 엉금엉금 기어올라와서 장화로 다시 무장하고 

견인차가 오거나 말거나 망태버섯 놀이에 열중.  우중에 단디 미쳤지..

차가 빠지지 않았으면 가지도 않았을 그곳.  망태버섯은 당연히 보지 못했을 일

견인차 기사에게 팁까지 쥐어 주며  기분 업 된 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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