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는 집집마다 야외 아궁이가 있는데
농산물을 가공하거나 양이 많은 요리를 할 때 요긴하게 쓰인다
어제는 남동풍이 잔잔하게 부는 날이었는데, 갑자기 창문으로 훅 들어오는 매연에 컥~!! 하고 숨이 멎을 뻔 했다.
얼른 창문을 닫았지만 이미 들어온 매연은 너구리 굴에 들어 온 연기나 마찬가지
바깥으로 뛰어 나갔는데 매케하게 비닐 타는 냄새가 숨을 쉴 수가 없다.
이런 일이 이전에도 몇 번 있었지만 남의 동네 귀촌한 놈이 별나다는 소릴 들을까봐 참았는데
도저히 못 참겠다 싶어 진원지를 찾아 나섰다
넷 집 건너 처음 가보는 꼬불꼬불한 길 위쪽에서 연기가 나길래 찾아가니
양은 솥을 걸어 둔 할매가 시커먼 연기속에 머리를 들이밀고 아궁이를 향해 부지깽이를 연신 젓고 있었다
"할매요~!" 한 마디 외치고 쳐다 보는데
흠칫 놀란 할매가 "이거만 때고 안 때께요"
에휴~ 시골에선 아궁이에 쓰레기 소각하는 일이 잦는데
어쩌다 휩쓸려 들어가는 비닐 조각이야 누가 뭐라겠냐고...
이 할매는 작정하고 비닐을 똘똘 뭉쳐 아궁이에 집어넣고 불을 지피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이장님께 이 사진들을 보냈는데
저녁 마을 방송에서 강력한 경고와 함께 다음에 적발되면 "지기삔다" 수준의 겁난 메세지가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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