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계시다면
올해로 103세,93세가 되시는 부모님 사진이다.
품에 안긴 아기는 형님이신데 내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돌아가신 분이라
사진속의 세 분은 이세상 사람이 아니다.
일본에서 촬영된 사진이고
10년동안 일본에 체류하시다가
1945년 해방 되던 해 연락선 타고 나오셨다니까
사진상의 날짜는 추측컨데 대략 1935~1940년 사이가 될 것이다.
사진이 많았는데 유일하게 이거 하나만 남아 큰집에서 보관중인데
나는 이사진을 보고는 부모님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 사진의 주인공들이 나를 만나기 위해서는 20년을 넘게 기다렸으니
낯설 수밖에..ㅎㅎ
부모님은 고생도 많으셨고
요즘 삶에 비하면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삶을 사시다 가셨다.
아버지는 1969년 63세 되던해 내가 국민학교 6학년때 유명을 달리 하셨고.
어머니는 막내인 내가 장가 드는것도 못 보시고
1985년초 몹시도 춥던 겨울
우리 삼형제의 억머구리같은 울부짖음 속에
69세를 일기로 세상을 버리셨다.
.......
해방 되던 해 부모님은 귀국 하신 뒤
방어진에서 터를 잡으시고 1년을 사셨다한다.
무난히 정착하고 사셨지만
울산에는 연고가 없으셨던 아버지께서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영천에 사는 혈족 곁으로 보금자리를 옮기셨다.
그때부터 지지리 고생길로 접어들면서 한탄도 많이 하셨다.
그 중 방어진에 대한 회고도 하시곤 했는데
공교롭게도 내가 부모님이 이승을 다 떠나신 후에
어머님이 애타게 그리던 방어진에 와서 18년째 살고있다.
처음 방어진에 와서
부모님 생각이 참 많이났다.
어디쯤에서 사셨을까..
그리고 부두에 나가서 연락선이 들어왔을법한 자리를 한없이 바라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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