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지 병장이 제대한 지 3년
그 동생이 국가수호를 위하야 바톤을 이어 받았다.
죽고 못 사는 단짝 친구와 동반입대를 하겠다며 1학년 마치고, 장장 5개월을 대기번호 뽑아 기다렸다.
본채 뒤쪽에 있는 방을 하나 내 줬었는데, 두 놈이 찰싹 붙어 같이 살다시피 했다.
그간 알바도 잠깐씩 뛰곤 했지만 따지고 보면 밥값도 안되는 행핀없는 수준이었고..
의정부 306보충부대.
거기가 입대 집결지란다.
올해 대학 졸업반인 두더지 녀석이 입대 할적엔
마음 다부지게 먹으라고 논산 훈련소까지 데려다 주는것을 마다했다.
몇년도인지 기억이 희미한데, 12월18일인 거는 또렷하다.
날이 새지 않은 캄캄한 새벽 6시
무슨 대행버스를 타고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맏아들 두더지 녀석이 1번으로 승차 해야하는 순번이었다.
석별을 아쉬워 할 여유도 없이 운전사가 빨리 출발해야 한다며 재촉 해댔다.
이별의 준비도 안된 상황에서 버스는 출발하고..
사라지는 버스를 바라보며 "따라 갈 걸"을 수없이 되뇌이며 후회를 했었다.
그때 짠 ~했던 시행착오를 작은 녀석한테는 하지 말아야지 했는데..
작은 녀석은 친구랑 동반 입대하는데 애비가 따라 나서는것을 거부했다.
입대전날 부대근처로 가서 대기하다가 입대날 시간맞춰 들어간단다.
집에서 빈둥거릴 때는
저 녀석 얼른 군에 갔으면 좋겠다 했는데
막상 가는날이 다가오니 큰녀석 보낼 때 보다 더 섭섭해 진다.
아들 친구녀석을 불러 같이 태우고 80여리 떨어진 KTX를 타는 울산역까지 데려다 주기로 했다.
두 녀석 서울까지 가는 표 끊고,11시쯤에 이른 점심을 멕여 플랫홈으로 들어갔다.
도착때 까지는 희희낙낙하고 있다.
두 녀석 다 안경을 꼈는데
공부를 많이 해서가 아니고, 만화 탐독과 컴퓨터겜에 빠져서 저리된 줄 안다.
역사안의 전시된 멋진 자동차 앞에 세우고
레이싱보이(?) 모델 촬영을 해 주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올때 까지 잠시 기다리는데
만감이 교차하고 있겠지.. 웃음을 거두고 심각해진 표정이다.
아침 먹은지 두어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나도 굵은국수를 하나시켜서 같이 먹기로 했다.
녀석들..
게걸스럽게 한그릇씩을 뚝딱 비운다.
밥 먹고 잠깐의 여유시간을 보내고 플랫홈으로 올랐다.
너무 빨리 열차가 도착을 하고...
차창에 녀석들이 비쳐 져 셔터를 눌렀다.
녀석들.. 긴장하고 있다.
"아들 친구니까 너도 내 아들이다. 잘 하고 와라 알았지?" "걱정마세요."
두 녀석을 번갈아 한번씩 안아주고..
"아부지 잘 다녀오겠습니다."
싱겁도록 짧은 헤어짐은 그렇게 끝이 났다.
한번 더 보려고 차 안을 기웃거려 봤지만 차창의 반사로 안쪽이 보이질 않는다.
'철커덕'출입문이 닫히고, 열차는 서서히 미끄러지며 플랫폼을 빠져 나간다.
.......................::
.......................... 마음이 짠~하다.
아들 친구의 부모님은 한번도 뵌 적이 없는데
이튿날 입대하는 부대까지 찾아가셨단다. 또.. 졌다.
동반입대를 하면 자대까지 같이 간다는데, 면회를 갈때 함께 갈 수 있어서 좋을듯 싶다.
헤어진지 사흘 지났는데 많이 보고싶다.
훈련소 홈피에 사진이 실렸길래 이곳으로 옮긴다.
열흘 사이에 까까머리로 완전 달라진 아들을 사진으로 만난다.
앞줄 왼쪽에서 첫번째가 상철이, 두번째가 아들 건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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