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반장님께서 오래전에 돌아가신 부군의 흑백 영정사진을 들고 와서 컬러로 바꿔줄 수 없느냐고 부탁을 하셨다.
철인도장 자국이 쾅~찍힌 손톱만한 증명사진을 뻥튀기 해서 영정사진으로 썼던 것인데
복구하기에는 해상도는 물론이고 도무지 내 재주로는 대책이 서지 않는 것이어서 난감했지만
정성 들여 색깔도 컬러로 입히고 쪼물락 거려서 인화하고 액자에 담아드렸더니
자기도 한 장 찍어 같이 걸어 두고 싶다고 했다.
조명등 꺼내고, 배경판 설치하고 어차피 벌인 김에 동네 할배 할매 모두 부르라고 했더니
반장 답게 이집 저집 뛰어다니며 모집했는데
사진 찍는다는 게 뻘쭘하기도 하고 어색하고 또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그런 걸 한다는 게 찜찜한..
그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대다수여서 다섯 분만 모시고 촬영했다.
오신 분들은 모두 우리집 산타클로스로 저 분들로 인해 대문간에는 출처 없는 다종의 먹거리가 놓여 있다
삼 년전 동네에 들어와서 도움될 일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저런 것들을 준비해서 장수사진을 찍어 드려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그때도 반응이 시원찮아
장비를 처박아 두고 있던 참이었다.
내 생각만으로 장수사진 찍으라고 잘못 설쳤다가는 귀싸대기 맞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생겼다
사진 찍어 주고 뺨 맞아서는 안되지~ 이제부턴 신청자에 한해서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