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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 ./♡ 사는 동안

한밤 소동

by 삼매* 2021. 10. 7.

 

 

결론부터 말하자면

밑에 놈이 위에 놈을 물었다.

아들에게 신고를 받고 버선발로 뛰쳐나간 내가 아랫놈을 능지처참하여 텃밭에 매장하고....

따지자면  근자의 세태처럼 많이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했지만 난 위에 놈과 한패니까

어쩔 수 없이 조직의 힘을 발휘할 수밖에 없었는데

아랫놈을 자세히 뜯어보면 위의 놈에게 억수로 맞은 자국이 드러나 있다.

산에서 지혼자 놀고있었는데 위에 놈이 나타나서 마구 때리고 할퀴고 찌르다가 집에까지 끌려와서  죽도록 맞았다

아무 잘못없이 

명색이  독산데 당하고만 있을리 없지

들어오는 레프트훅을 맞받아치면서 앞다리를 물었겠다.

* * *

근래 열흘 사이에 뱀을 4마리나 잡아왔다는 이야기는 들었으나

내가 없는 사이에만 저질러진 일이었고

그저께는 현관에까지 물어다 놓고 자랑질을 하는 바람에

마눌이 기겁을 했다는 

 

엊저녁 8시 반쯤

바깥에 바람 쇠러 나간 아들이 뱀,뱀,뱀,뱀 하면서 뛰어들어왔다.

지렁이만한 새끼뱀이겠거니 하고 나가서 확인해보니

쇠살모사 성체를 잡아다 놓고 한 발 물러서 있었다

뱀을 처리하고 손 씻고 들어오니  아들이 그랬다 '물린 거 같은데요' 

이미 발은 붓기 시작하고 살펴보니 이빨 자국 선명하게 네군데서 피가 나고 있었고 녀석은 계속 핥아댔다.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

마누라는 119,110,진주 무슨병원,거제 무슨동물병원,창원 무슨동물병원....

급기야 삼천포 서울병원에까지 전화했다

'독사한테 물렸거든요 어떻게??'

'아니 내가 아니고 고양이...'

'그럼 안된다고요? 그럼 우야노 킬났네'

산지사방 전화 붙잡고 통사정해 봤지만 먹히는 곳이 없다

난 복숭아 으깨고 소금을 섞어서 물에 갠 뒤 고양이발을 잡아다 담그고..(그게 해독효과가 있는지는 모름 노력은 해야겠기에...)

한 시간쯤 지나니 고양이 발목이 두 배로 커졌다.

아들 놈은 나갈 채비를 차리더니 즈그엄니와 둘이서 고양이를 들쳐안고 창원으로 달렸다 밤 10시...

형상만 고양이지 소값을 좌우하는 애물단지

새를 잘 잡았고, 비둘기 까지 잡아오길래 꿩이나 잡아오라고 응원했더니

기럭지만 꿩의 길이와 비슷한 뱀을 선택한 듯

암튼 주사맞고 밤새 링거 꽂고 집에 돌아왔는데

무슨일 있었냐는 듯 밥을 야무지게 퍼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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