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보정으로 출발
5588m의 설보정 정상까지 가는건 당근 아니고
들꽃이 쫘~악 피어있다는 고원까지 가는데 왕복 시간이 6~8시간 걸린다고 한다.
출발 시간에 눈발이 슬슬 날리기 시작한다.
가파른 벼랑길로 오르는데
점점 많은 량의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숨을 가다듬고 말에서 내려 우의를 꺼내 입는다.
후미 그룹에서 오르던 가이드(붉은색 점퍼)가 말을 타지않고 걸어서 올라온다.
??
후미 그룹에 같이 올라오던 마누라가 마상에서 우의를 겹쳐 입다가
말에서 떨어졌단다.
"머시라?!!!"
후다닥 뛰어 내려갔더니 말옆에 쭈그리고 앉아 손으로 어깨를 감싸고 있었다.
크게 다치지는 않고 타박상 정도로 보였는데
"견딜만 하고, 마을로 돌아가 기다릴테니 일정 마치고 오라"는데 좀 찜찜하다.
마누라 下山
사고 지점에서 30분 가량 더 오르는데 눈이 너무 많이 온다
길도 질퍽이고 시정거리도 짧다
그야말로 악전고투.
평활한 어느 지점에서 산대장은 일행들을 멈추게 한 뒤
마방들과 가이드와 상의 후
등산도 힘들고 올라봐야 볼 것을 볼 수 없으니 하산 하자는 결정을 내린다.
하산
워낙 가파르고 미끄러워
말 따로, 사람 따로..
그래도 타고 내려가는 강심장이 반이다.
마방에 도착하니 마누라가 안 죽고 나와 있다.
점심은 도시락으로 준비되었는데
마방집 주방을 빌려 식사한다.
녀석~!
카메라를 들이대니 폼을 잡는다.ㅎㅎ
작별
주인집 마님으로 부터 먹거리와 타박상에 붙이는 약을 얻어 붙이는등
솔찮은 편의를 제공받았다며 떠나기 전 손을 잡고 고마움을 전한다.
서로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중얼거리며..
아쉬움을 남기고 설보정 등정은 실패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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