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또 하나의 역경을 이겨냈구나"로 안도한다.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끔찍한 여름이었다.
4일 후가 되면
울산을 떠나 泗川으로 이사한다.
두려움 반, 설렘 반...
연고도 없다
계획도 없다
머릿속 구상만 몇 가지 쥐고 그냥 떠난다.
살던 집이 팔렸기 때문에
꼽아보니 울산에서 꼬박 27년을 살았다
살아왔던 생의 절반을 이곳에서 보낸 셈인데
금년 여름만큼이나 뒤돌아보고 싶지 않은
나머지 절반의 그 전 삶에 비추어 보면 울산에서의 삶은 만족했고 행복했다.
그러나 이제는 자유롭지만 지탱해 줄 언덕도 없어진 지금
그리고 황량해진 방어진에서 더 버티기에는 이유가 없어졌다.
남은 생을 힘 닿는데까지는 풀칠이라도 하고 살아야하니까...ㅎㅎ
살림을 차리고부터 옮겨다니기를 12번
이골이 나서인 지 마누라는 능숙한 솜씨로 13번째 짐을 차근차근 꾸려나간다
막상 떠나고자 마음먹고 이것저것 챙기기 시작하면서부터 마음이 심란해졌다
눈에 익은 곳들을 한 번 더 담아두려 여러 번 들락이지만 당최....
소중했던 사람들과 나를 보듬어 주었던 삶의 터를 남겨두고 떠나지만
울산은 영원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내 마음에 남을 것이다.
bye~
# 四川省이 아니고 泗川市로 옮겨 감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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