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유자가 노르스름하게 익으면서 부터 가게에 들른 손님들이 유자청을 찾기 시작했다.
건어물 가게에서 무슨 유자청?
그전에 하던 사람이 이 가게에서 유자청을 팔았다면서 지금은 안 파냐고....
그래서 마을 이장께 물어봤다. 동네에서 유자청 맹글어 파는 곳이 있으면 납품 좀 받자고
그랬더니 "집집마다 다 맹글죠. 뭐 벨 꺼 없어요. 유자 썰어 설탕과 50/50으로 혼합하면 됩니다. 우리집에 유자 있는데 드릴까요?"
해보까.. 겨울철 장사도 션찮을낀데 유자 사다가 청을 맹글어 팔면 이문이 좀 더 남지..
내친김에 이장집 유자60kg을 주문하고 설탕과 유자청 담을 병도 이장이 가르켜 준대로 하나로마트에서 준비했다.
이장이 우선30kg 따논 게 있으니 먼저 가져가라네
박스 3개에 담긴 유자를 받아다가 방안에 들여놓고 니퍼로 꼭지 빼고,
엷은 식초물에 씻어서 마른행주로 닦고,반을 쪼갠 다음,포크로 씨앗을 발라내고,숟갈로 과육을 도려내고,
유자 껍질을 두세 장 포개서 최대한 얇게 썰고... (칼질은 형네 횟집 일 거들면서 내가 좀 해봤지 ㅎㅎ)
썬 유자 껍질과 짜낸 유자 과육을 섞어서 설탕과 배율을 맞춰 골고루 섞은 다음, 끓는 물에 소독된 병에 입병하는 과정.
에고~말로 해도 한참 걸린다.
혼자서 하루 종일 하면 1kg짜리 병에 10개 담는데 판매가격은 병당 만 원
유자값 4만5천 원에 설탕,병값 2만 원가량 품값이 3만5천 원 꼴 치나?
온 방에 설탕가루 버석거리고, 유자청 끈적거리고~!@#$%^&*
역전이나 터미날에 가서 십원짜리 동전 줍는게 낫지 ㅜㅜ
유자청30kg 담고는 만세 불렀다.
나머지 유자 구입은 이장네 전화해서 취소.
다신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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