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늘어지게 자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선거 철이라 홍보 전화겠거니 무시하는데
길게 울려서 마지 못해 받았다.
"다비친데요 김정해여사시죠?"
"이정핸데요"
"아..참.. 이정해 맞네.. 여사님 계십니까?
"여사 아닌데요"
"죄송합니다. 전화 잘못 걸었습니다. 띡~!"
- 10초도 안 걸려 다시 전화가 왔다. -
"김정해.. 아니 이정해여사님 전화 아닙니까?"
"잠깐. 잠깐.. 맞으니까 전화 끊지마시고.."
"여사님 전화 맞습니까? 여사님 쫌..."
- 성이 바뀌었는데도 여사님은 입에 붙어있다. 서비스 종사원이 확실하다. -
"거기 주문서에 여자라고 되어 있나요?
- 잠깐 뜸 들이다가 -
"아.아.아.. 남자로 되어있.... 죄송합니다."
다음은 어떤 상황이 펼쳐졌는지 상상에 맡기고..
육영수군과 박정희양의 결혼식을.. 하던 우스갯소리가 생각났다.
일주일 전 삼천포 멸치 경매장 나갔다가 시간이 남는다며
다이소에 볼 일 있다는 마누라의 요청에 따랐다.
도착하니 조금 이른 시간이라 개점이 안되어 서성이는데
다이소 건너 편에 큼직한 안경점이 눈에 들어왔다.
요즘 급속도로 나빠진 시력 때문에 안경을 새로 맞추기로 하고 안경점으로 갔다.
뭐랄까.. 경남 특유의 불친절 그런 것은 늘 감수하며 살아오기에 그러려니....
내가 무슨 말을 하려하면
"내 이야기 들으세요. 그러면 다 됩니다."
염색을 하지않고 머리가 허연데도 이런 무시를 당하면 좀 더 무섭게 성형을 해야하나?
주문서 작성이 무슨 조서 꾸민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뭐.그러려니..
안경테 고르라기에 책상 앞에서만 쓰는 안경이라 가장 싼 만원짜리를 골랐는데
그래서 골이 났나?
대고객서비스는 엿 사먹었고, 뻑쎄게 고객을 대하길래 물어봤다 사장님이시냐고?
"사장은 여기 거들떠도 안봅니다. 내가 다 합니다."
주문을 끝 내고 기고만장하신 종업원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음 주에 나올끼니까네 연락 드리면 찾으러 오이소."
어차피 들어온 거 안경만 똑소리 나게 맞춰주면 된다면서도
화장지 없이 뒷간 댕겨온 거 맹쿠로 불쾌하고 찝찝했는데
단잠을 깨웠고,
연속적으로 헛발질 했고,
일주일 전 괘씸죄까지 가중처벌 차원에서 한 방에 해소했다
OJT교육,인성교육,대고객 서비스교육, 고객식별교육.. 포함해서 특강을..
전화 받으면서 오줌 쌌을끼고만. ^^
안경 찾는 일은 나 보다 덩치도 크고, 머리도 묶었고 수염도 기른 아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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