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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 ./♡ 사는 동안

사진 한 장.

by 삼매* 2007. 8. 19.

가물가물하던 기억이 이 사진 한 장으로 아주 또렷해 졌다.

35년전에 마지막으로 본 기억밖에는 다시 볼래야 볼 수없는 추억의 그 곳을 인터넷을 뒤지다가 우연히 보게 됐다.

지금은 수몰되어 볼 수없는 자양면 용산리. 유년기의 나의 발자국도 저곳에 무수히 남아 있다.

요즘 같으면 환경단체나 주민들의 반발로 쉽사리 결정하지 못했을 영천댐. 그만큼 물 맑고, 고기 많고 경치 아름답던 곳이다.

1971년. 중학교 2학년 때 였던가? 

경제개발 5개년계획과 함께 새마을운동이 한참 불 붙고 있을 때 라고 기억된다.

특히 이곳 자양면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 입어 다른 여타지역 보다 새마을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당시  '새마을노래' 가사말 처럼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며..

댐을 막아 수몰지구가 된다는 사실을  주민이 모르도록 하기위한 연막 작전을 아주 잘 진행하고 있었다.

정보가 까막눈이던 시절.

그러나 알만한 識者들은  새마을 운동을 적극 독려하며  한편으로 밭뙈기든, 산자락이든, 또 하천부지든..

부지깽이같은 유실수 묘목들을 사다 빽빽하게 꽂았다 한다.

이미 수몰됨을 알고 있었고,  좀 더 많은 보상을 받기위한 작업을 그들만의 비밀로 부치고 매우 은밀하게 ..

 

우리집은 댐 바로 아래 동네에  있었고 나는 수몰된 지역(사진)의 시오리길을 걸어 중학교에 다녔다.

그때도 비포장 시골길에 10원 주면 터덜거리는 버스를 탈수도 있었는데  등,하교시간과 맞지않아  특별한 경우에만 이용할수 있었고(사실은 차삯이 아까워 이용하지 못했고 그 돈으로 건빵을 사 먹었다.) 간혹 자전거로 통학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난 걸어서 다녔다.

우리가 1회 였으니까 몇년 놀던 국민학교 선배들이 많아서 같이 중학교를 다녔는데 덕분에 조숙하게도 그때부터  담배에 입문했다. 

20원짜리 '백조'담배를 사서 등교길 바위틈에 감춰두고 오 갈때 한대씩 피우며 하늘이 노래지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가끔씩은 비가 와서 젖어 버리거나  다람쥐가 담배곽을 갉아놔서 낭패를 보기도 했다.

 

1974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80년에 준공한 영천댐은 길이300미터 높이42미터 저수량 9640만톤의 沙礫댐이다.

포항과 영천지역의 식수와 공업용수로 사용되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시설이다.

하지만 세월을 거슬러 지금 이곳에 댐을 막겠다고 한다면 내가 제일먼저 머리띠 묶고 뛰어가서 말리고 싶을만큼

아름답던 6개동리가 물속에 묻혔고 아릿한 기억도 함께 수장되어 있다.

아주 가끔씩 꿈속에서 보는, 지금은 흔적을 찾을수 없는 아름다운 나의 고향이다.

 

 

 

 

 자양면 소재지 용산

 

 

 

 

 

 

 

 

 

 

성곡리(토골)

 

 

 

 

 

하절

 

 

 

 

 

 용산(오른쪽 국민학교와 뒷쪽의 중학교가 보인다.)

 

 

 

 

 

 

 ....

 

 

 

 

 

 

노항의 자양서원 (지금은 삼매리에 옮겨져 있다)

 

 

 

 

 

 

수몰 실향민의 기억을 담은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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