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동네 의원에서 접종했다
꽃친구들과 가야산 산행 약속을 잡아 놓고보니 예약접종과 맞물려있었다.
접종을 늦추더라도 가야살엘 가고 싶어 연기신청을 했지만, 취소는 가능하나 연기는 어렵단다.
취소가 되면 다음 접종은 언제쯤 되냐고 물으니 기약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간 밤에 창문 열어놓고 이불도 걷어차고 잤더니 편도선이 부어서 물을 삼키면 따끔거리고 아픈 차에
핑곗거리도 생겼겠다 이 정도면 접종할 수 없다고 하겠지 라는 생각까지 하면서 예약시간에 맞춰 동네병원에 들렀다
열댓명 명단 첫머리에 내 이름이 적혀있었고, 내 이름을 불러주자 신분증 확인도 않고 문진표를 펼쳐주며 체크하란다
머리도 아프고 목도 아픈데 접종 가능하냐고 안내간호사에게 물으니 원장님한테 가서 말씀 드려보라고 한다
문진표를 작성하다 기저질환 및 기타 주사반응에 대한 부작용 사례에 대하여 기술하는 란이 있어서 감기증상이 있다며
구체적 내용을 적어서 원장을 알현했더니 눈살을 찌푸려 문진표를 찬찬히 훑어보면서
'혈전.혈전만 없으면 접종해도 괜찮습니다'
뭐야? 그럼 가야산에 못가잖아 이런 낭패가? 접종하면 이틀은 쉬어야된다고 했는데....
건너편 주사실에선 간호사가 주사기를 이미 장전하고 나를 쳐다보고 있는데
꼼짝없이 붙들려 주사기에 찔렸다
아쒸~
주섬주섬 윗도리를 챙기면서 카운터로 나오니
'처방전 있습니다.' 라며 결재를 요구했다. 별 생각없이 카드를 건네주고 4900원짜리 영수증을 받았다
'이게 무슨 처방전입니까 타이레놀?'
'네' 간호사의 대답이 짧다
'그거 범용약으로 아는데 굳이 처방전을 받아서 사야합니까? 약국 가서 그냥 달라고 하면 안됩니까?'
'달라면 주긴할텐데.. 카드 취소해 드릴까요?'
'취소해 주세요'
약국에 들러서 타이레놀을 찾으니 품귀현상이 생겨 작은 곽은 다 팔렸고
30알짜리밖에 없다며 약성이 같은 여섯 알 짜리 유사약을 꺼내놓는다.
30알짜리는 의사 처방을 받아오는 사람에게 나눠줄 수 있다나 뭐 어쩐다나
유사약을 건네 받으면서 약값을 물으니 6000원
그러면 처방전 받아오면 얼마냐고 물으니1600원이란다
가만.. 이거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거 아냐?
돈 몇천원에 문제 삼고자 하는 건 아니었는데.. 머리가 복잡해 진다
계산을 맞춰보니 일단 내가 500원은 벌고 들어간 건 맞는데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이 처방전 써주고 4900원 먹고, 약국이 처방전에 의해 1600원에 약 팔고 소비자의 부담이 도합6500원
병원과 약국이 의료수가에서 떼어가는게 얼만지 모르나 따따블?
그런데 내가 이렇게 째째하게 따지는 인간이었나?
2차 접종도 그 병원에서 맞아야한다고 돌아오는 시간동안 문자 메세지가 들어와 있었다
주사 맞고 약간 늦었지만 개점 시간이 되어 가게문을 열어놓고 책상에 앉아서 반성 좀 했다
시골 동네에 귀촌해 살면서 미주알고주알 따지면 안되는데,
안면 없는 병원이라고 치사하게 카드 취소한 점.
그거 취소할 때 여러 사람이 보고 있었고 간호사를 당황하게 했던 점.
내 죄를 알고 그리고 앞으로는 그렇게 쪼잔하게 살지 말지어다.ㅜㅜ
어제는 주사를 맞은둥마는둥 아무 증상없이 하루를 넘겼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진땀이 슬슬 배이면서 몽둥이로 한 대 맞은 거 같이 몽롱했다.
오후가 되니 웬만큼 회복은 되었다싶은데 내일 가야산은 포기하는게 맞을것 같아 통보를 날렸다
어줍잖게 덤볐다가 동료들께 민폐끼치는 수가 생길까봐 겁이 나는 것이다.
아무튼..
기레기들이 백신으로 사람 죽어나는 숫자 카운트하며 공포로 몰아갔지만
이놈들아~ 난 숙제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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